딸이 시집가기 전, 마지막 가족여행을 준비하며
딸의 제안
결혼식을 한 달 반쯤 앞둔 어느 날, 딸이 말을 꺼냈다. 시집가기 전에 우리 가족끼리 여행 한번 가자고.
듣고 보니 그렇다. 결혼하고 나면 딸에게는 새 가족이 생긴다. 우리 세 식구끼리만 떠나는 여행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 생각을 하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해외냐, 국내냐
문제는 어디로 가느냐였다. 해외로 갈까, 국내로 갈까. 결혼식이 코앞이라 길게 집을 비우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가까운 데로 대충 다녀오기에는 아쉬웠다.
그러다 떠오른 게 마일리지였다. 예전에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쌓아 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20만 마일쯤 남아 있었다. 언젠가 쓰겠지 하고 묵혀 두기만 했는데, 딸의 결혼 전 가족여행만큼 좋은 쓰임새가 또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정한 곳이 제주도다.
저마다 다른 제주의 기억
딸은 초등학교 때 가본 것이 마지막이다. 나는 5년 전에 아내와 둘이 다녀온 적이 있다. 초등학생이던 딸이 서른셋 예비 신부가 되어 다시 제주에 가는 셈이다.
마일리지로 항공권과 호텔까지 한 번에
예약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했다. 먼저 마일리지로 세 식구의 청주–제주 왕복 항공권을 끊었다.



3명 왕복에 ○만 마일, 세금과 유류할증료 ○원이 들었다.
숙소도 마일리지로 해결했다. 서귀포 칼호텔 2박 3일, 바다가 보이는 디럭스룸이다. 침대가 두 개 있는 방이고 아침 뷔페까지 포함해서 16만 마일이 들었다.
항공권보다 호텔에 마일리지가 훨씬 많이 들어간 셈이다. 현금으로 따지면 손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차피 묵혀 두기만 하던 마일리지다. 딸과 떠나는 마지막 가족여행에서 바다 보이는 방에 묵고 아침까지 편하게 먹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값어치 있는 쓰임새라고 생각했다.
충주에서는 청주공항이 답이다
출발 공항은 청주로 정했다. 집이 충주이다 보니 김포나 인천까지 올라가는 것보다 청주가 훨씬 가깝다.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청주공항까지 공항버스로 약 1시간, 요금은 한 사람에 8,300원이다.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으니 주차 걱정도 없고, 버스에 몸만 실으면 되어서 이동이 수월했다.
준비를 마치고
항공권, 호텔, 렌터카까지 예약을 마치고 나니 그제야 여행이 실감 났다. 결혼 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셋이 모이면 제주에서 뭘 먹을지, 어디를 갈지 이야기꽃이 피었다.
다음 글에서는 청주공항을 출발해 제주에 도착한 첫날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