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는 날, 처음 가본 청주공항비행기 탑승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었다. 넉넉하게 가자는 생각에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아침 9시 30분 버스를 탔다. 한 시간쯤 달려 공항에 도착하니 탑승까지 네 시간 가까이 남아 있었다.먼저 2층으로 올라가 점심부터 먹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공항을 구경했다. 충주에 살면서도 청주공항은 나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까이 두고도 올 일이 없었던 것이다.공항은 생각보다 훨씬 붐볐다. 추석을 앞둔 때라 그런지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찍 나서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공항 의자에 앉아 든 생각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갔다.나는 대기업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중소기업으로 옮겨 5년을 더 일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에 그 회사도 그만두었다. 그때..
딸의 제안결혼식을 한 달 반쯤 앞둔 어느 날, 딸이 말을 꺼냈다. 시집가기 전에 우리 가족끼리 여행 한번 가자고.듣고 보니 그렇다. 결혼하고 나면 딸에게는 새 가족이 생긴다. 우리 세 식구끼리만 떠나는 여행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 생각을 하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해외냐, 국내냐문제는 어디로 가느냐였다. 해외로 갈까, 국내로 갈까. 결혼식이 코앞이라 길게 집을 비우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가까운 데로 대충 다녀오기에는 아쉬웠다.그러다 떠오른 게 마일리지였다. 예전에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쌓아 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20만 마일쯤 남아 있었다. 언젠가 쓰겠지 하고 묵혀 두기만 했는데, 딸의 결혼 전 가족여행만큼 좋은 쓰임새가 또 있을까 싶었다.그렇게 정한 곳이 제주도다.저마다 다른 제주..
대학교 2학년, 미팅에서 만난 두 사람딸은 부산대학교, 사위는 부경대학교를 다녔다. 둘 다 2학년이던 해에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대학생 연애가 얼마나 가겠나 싶었다.그런데 두 사람은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꾸준했다. 크게 요란한 것도 없이, 서로를 믿어주면서 한 해 한 해를 쌓아갔다.충주에서 동해까지 3시간, 사위를 처음 본 날사위를 처음 본 날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사위가 해군에서 복무하던 때였다. 동해에서 훈련을 하다가 외출이 나온다고, 딸이 꼭 데려다 달라고 졸랐다. 결국 충주에서 동해까지 3시간을 운전했다. 딸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해주려고 운전대를 잡은 셈이다.솔직히 첫인상은 "키가 좀 작네"였다. 부모 마음이 그렇다. 그래도 얼굴을 보니 인상이 좋았고, ..

